01 집중점검 / 추석 대목장 (2)배 관리부 2010-09-01 오후 1:03:08 1983
작황 ‘빨간불’ … 대과 30% 이상 줄듯


배 작황이 좋지 않다. 봄철 개화기 저온현상과 냉해, 최근 계속된 고온현상으로 생육이 부진해 추석 선물용 수요가 많은 대과생산 비율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생육부진으로 배 출하시기도 열흘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 추석 대목장에는 고급 선물용 대과물량 부족에 따른 시세 강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생육부진에 병해도 심해=봄철 이상저온으로 개화시기가 지연되고 냉해를 입은 곳도 많아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배 생산량이 전년대비 7% 감소한 38만8,000t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실 크기와 모양도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생육부진으로 전체 생산량 중 대과비율이 평년대비 30~40%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확기까지 일조량이 충분하고 일교차가 커져 과 비대에 필요한 생육조건이 뒷받침되면 대과 비율이 좀더 높아질 수 있지만 초기 생육부진과 함께 이미 고온 영향을 크게 받아 단기간에 작황이 크게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흑성병도 예년에 비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과 농가에 따라 흑성병 발생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심한 곳은 과수원 전체에 병이 퍼져 수확할 게 없을 정도로 피해가 큰 농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 대과생산 절대량 부족=올 추석 대목장 전체적인 공급량은 부족하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대목장을 주도할 대과 부족이다. 

김갑석 서울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차장은 “생육부진으로 숙기가 늦어진 반면 올 추석은 앞당겨져 시기상 추석장에 대과가 충분히 공급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과(7.5㎏ 10과이내) 비율이 평년대비 30~40%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달려 품귀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윤경권 농협도매사업단 배·복숭아 팀장도 “올 추석 대목장에 출하 가능한 대과가 지난해보다 30% 이상 적어 수급이 원활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동희 전남 나주배원예농협 상무는 “평년 추석장에는 대과 비율이 70~80% 정도였는데 올해는 초기 생육부진과 최근 계속된 고온현상 등의 영향으로 과 비대가 제대로 안돼 대과 비율이 5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짧은 출하기간 변수=올 추석 대목장 출하기간이 짧다는 점이 장세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해는 작황 부진으로 출하시기가 지난해보다 10~13일 정도 늦어진 반면 추석은 지난해보다 열흘 빠르다. 또 남부권 산지에 비해 중부권 산지의 출하시기가 일주일 정도 늦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에 따라서는 주품종 〈신고〉의 적기출하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물량부족으로 장세흐름이 호조를 보이면 농가들이 무리해서라도 조기출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윤경권 팀장은 “숙기가 늦어진 것을 감안하면 수확시기를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늦춰야 하는데 추석에 맞추기 위해 출하를 앞당길 경우 대목장 중반 이후 물량이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김종호 충남 천안배농협 판매과장도 “저장배 시장격리로 햇배 출하에 부담이 없어졌고 올 생산량 감소로 추석 대목장 시세가 좋을 것이란 기대감에 조기출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경우 대과 이하 품위는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품위별 값 격차 클 듯=생산량 감소와 함께 대과물량 부족으로 대과 중심의 시세 강세가 예상된다. 김갑석 차장은 “7.5㎏들이 10과이내 대과는 공급 부족으로 한상자에 2만7,000~3만원의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구현 강서도매시장 서부청과 경매팀장도 “소비가 변수지만 대목장 선물용 대과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에 7.5㎏ 10과이내 특품은 2만5,000~3만원 선의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특품 이하 상·중품은 물량이 적지 않아 특품과 같은 강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갑석 차장은 “대과가 적은 대신 7.5㎏ 12과이내 물량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많아 품위간 값 격차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경권 팀장은 “대목장 후반부에 조기출하 물량이 몰릴 경우 중·소과의 시세흐름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시장상황을 잘 살펴 출하시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대과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심하면 7.5㎏ 10과이내 대과수요가 12과이내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천안·나주=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201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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